할복 사태가 벌어진 대전지체장애인협회 유성구지회.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6일 오전 대전 유성의 한 장애인 단체 사무실에서 ‘할복’ 사태가 벌어졌다.

대전지체장애인협회 유성구지회에 따르면 할복을 시도한 당사자는 지회 소속 장애인 회원 A씨. 지체 1급인 A씨는 이날 오전 지회 내부 갈등 문제로 지회장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병을 깨 할복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A씨는 배 등에 찰과상을 입고 대전의 모 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A씨는 이에 앞서 지난달 지회 직원 및 회원들과 지회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던 중 팔의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고 같은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다.

이날 사태는 지회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촉발됐다.

지회 직원과 회원들에 따르면 현 지회장은 올 1월 새로 임명된 후 공금을 유용하고, 월급을 부당 지급받는 등 도덕성 논란을 일으켰다. 인사권을 전횡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지회 관계자는 “지회장은 1월 15일 공식 임명됐으나 2일부터 출근하면서 업무를 간섭해왔다”며 “1월 월급도 강제적으로 요구해 받았다가 절반을 반납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전지체장애인협회 유성구지회 사무실.

이어 “직원의 이름을 도용해 업무용 차량에 주유를 한 것처럼 꾸며 자신의 차량에 주유를 하는 등 지회 공금을 제멋대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폭로하고 “자신의 사람을 지회에 심기 위해 사퇴하지도 않은 직원을 대신할 인력을 임의로 채용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이뿐만 아니라 지회장은 지회 간부 등 전 직원에게 일괄 사표를 강요하고, 일부 직원들에게는 반강제적으로 초과 근무를 시키는 한편, 수시로 징계·파면 등 협박을 일삼아 직원들과 마찰을 지속적으로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3명의 직원들은 지회장의 강압을 이기지 못해 결국 사표를 제출했으며, 현재 노동청 등에 진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회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사태에 대해 지회장은 ‘법대로 하라’는 말만 반복할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휠체어 등 장애인 보조기구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지회 직원들과 회원들은 수시로 지회장의 출근을 저지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참여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장 임명권은 대전시협회장이 갖고 있다. 현재 시 협회장은 후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